밝아지고 싶다. 좀 더 건강한 마음 가짐으로 단순하고 소박하고 아름답게 생각하고 발견하고 의미 따윈 신경쓰지 않으면서 사람들을 사랑하고 베풀고
어려운게 아닌데 이미 너무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려진 것이 미어질 정도로 죄송할 뿐이다.
언제나 조금은 더 어려운 방법으로 돌아가서 해결하려 했고, 조금은 더 어려운 말들로 되돌려 피력하려 했고 드러내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 했는데
어느새 소복히 쌓인 눈이 다 녹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을때의 그 순간 허무함에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
어쩌면 술을 기피했던 것도 단지 얼굴이 붉어지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것에 익숙해져서 인지,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실망하고 슬퍼하는 바보 멍청이 같은 고리가 연속일 뿐일 지언데.
분명히 그 때, 옥상에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눈사람이 홀로 서있었는데 몇일 전 올라가본 옥상에는 목도리만 덩그러니 축축한 채로 쓰러져 있었다.
가슴이 너무 아팠다. 비도 오고 목도리는 계속 축축해져갔다. 목도리만 놓고간 눈사람이 행복해졌음 좋겠다고 몇번이고 되뇌었다.
우리 슈지는 나를 멍청이라고 생각하겠지. 슈지는 다 아니까. 슈지가 오래 살았음 좋겠다.
너는 나를 다 아니까.
그럼 어서 오돌뼈와 닭발을 먹으러 가자! 내가 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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