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4/2013
생시 처음 아버지께 술에 취한 모습을 보여드렸고 어머니껜 일말의 남김없이 속을 거하게 게워내는 모습도 보여드렸다. 술을 못하는 나인데 어제는 여느날과는 다르게 오기를 부려 보통 이상의 주량을 부렸다. 취하면 굳이 어렵지 않게, 흡사 의도치 않은냥 친우들의 잔보다 빨리 주는 나의 잔을 핑계 삼아 솔직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였을까. 그간 바알간 얼굴이 쑥스럽고 죄송스러워 한번도 내보이질 않았는데 속이 좋지 않아 풋잠에 들다 곰방 깨어나 든 기분은 내 가방안에 든 담뱃갑을 발견한 후로 일절 내게 이를 묻지도 않았던 엄마에게 비로소 나는 이러이러해서 요러요러했어요 해서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어요 등의 속내를 내비친 듯 개운하고도 아쉬울 것 없는 기분이었다. 사실 일탈 혹은 방황이라 하면 딱히 댈 만한게 없어서 나는 내 알아서 바르게 자란 편이지요 라며 둘러댈 테지만, 남모르게 혼자서만 일탈하고 방황했던 기억은 지울 수가 없어 자신있을 수 만은 없다.
그래서 술에 속이 미식거려도 참을 수 있을 만큼 토를 참아보며 친우들과 얘기하고 집으로 돌아와 바알간 얼굴로 아버지 출근길을 배웅하고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딸기쉐이크를 억지로 마셔도 조금 행복했다. 결국 다 토하고 없어져 버렸는데도 기억해 줄만한 솔직함이었다 제풀로 대견해하며 비교적 달착지근한 편에 속한 날을 기억하기로 마음 먹었다.
Subscribe to:
Post Comments (Atom)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