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6/2013

어차피 나이는 들어 가고 몸은 병들어 가고 마음은 처연해져 가는거라고 다리위에서 잠깐 생각했다. 런던브릿지 양쪽 끝에는 버스정류장이 각각 있는데 나는 북쪽에 있는 정류장으로 버스를 타러가고 있었다. 문득 아 나는 이미 태어나 버렸다란 생각에 언젠가 갑작스레 찾아올 죽음이 두려워져 나와 동시에 다리 위를 걷는 사람들의 삶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러다 안도한 것은 내 옆을 스친 노인이였다. 내가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 노인은 정류장 의자에 앉아 있었다. 머지않아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북쪽으로 향해 걸어가는 노인의 뒷모습은 허리가 굽어 얇은 봄자켓 위로 언덕처럼 휘어버린 가느다랗고 앙상한 척추만 보이게 했다. 한 오분 남짓 기다렸을까 버스를 타고 차창너머로 본 노인은 고작 십미터 정도 갔으려나. 노인은 쉬다 걷다를 반복 했겠지 살아있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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