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8/2013

나비.

"나비는 그 무엇보다도 허망하고 우아한 생물이랍니다. 어디에서 왔는지 모르게 태어나 한정된 아주 조금의 것만을 조용히 원하고, 이윽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게 살그머니 사라져요. 아마도 이곳과는 다른 세계로." _ 1Q84

움츠려들지 않으려 햇볕에 피인 꽃 곁에만 서성였는데 그리 견고하지도 않은 몸뚱아리에는 하나의 상처가 아물면 또 다른 네가 문을 열고서는 닫지도 않은 채 휙 떠나가 버리니 몇일 살지 못하는 내게는 그 날 부터 여지 없는 전락인 것이다. 세차게 퍼붓는 빗줄기에 온 몸이 넘실거려도 내일이면 그칠거라 상량하며 그림자 짙은 처마 밑을 억지로 찾아 다녔다. 
비를 피하는 것도 해를 향하는 것도 아닌 결국은 메마른 땅 빗물과 함께 말라버릴 몸뚱아리. 
흔들리는 것도 포기하는 것도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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